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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7 - [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석사 유학] -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0. 유종의 미, 논문 - 논문 작성 계획
2024.01.30 - [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석사 유학] -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1. 유종의 미, 논문 - 논문 주제 선정
2024.01.31 - [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석사 유학] -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2. 유종의 미, 논문 - 논문 연구 계획
논문 시리즈에서 다룰 내용들
A. 논문 작성 계획
B. 논문 주제 선정
C. 논문 연구 계획
D. 논문 지도 교수님 선정
E. 논문 작성
F. 논문 제출
D. 논문 지도 교수님 선정
이 부분은 말 그대로 교수님께 지도교수님이 되어달라고 공식적인 요청을 드리고, 이후 논문 작성 일정을 검토하는 단계이다. 회사에서 논문을 작성하는 동기들의 경우 해당 주제 분야의 교수님께 컨택해서 지도교수님이 되어주길 요청했었고, 대학교 내에서 공지된 주제에 지원하는 경우에는 어떤 교수님이 해당 주제를 공지했는지 이미 알고 지원을 하게 된다. 대학교에서 논문 주제를 스스로 발굴해 낸 나의 경우는, 논문 주제 선정 및 연구 계획 과정에서 이미 한두차례정도 지도 교수님 후보에게 연락을 해서 미팅과 이메일로 소통을 했었다.
복잡할 건 없는 단계 이지만 그래도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울 수 있으니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보고자 한다. 논문 지도 교수님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역시 1. 주제 및 연구조사 방법에 대한 적합성 2. 업무 스타일이다. 이 글은 내가 경험했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써보고자 한다.
D.1. 논문 지도 교수님 선정: 주제 및 연구 조사 방법에 대한 적합성
교수님마다 특화된 분야가 있으시니, 주제 분야와의 적합성은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경우, 마케팅 관련 주제 2가지를 후보로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고려했던 두 교수님은 모두 마케팅 분야와 접점이 있는 분들이셨다. A교수님은 경영학과 전공을 하셨지만 마케팅 실무 경험은 없는 분이셨고, B교수님은 전자전기공학 전공하셨지만 독일 내 대기업에서 마케팅 실무를 하셨던 분이셨다.
하지만 내가 적용하고 싶었던 연구 조사 방법에 대해서는 A교수님이 훨씬 잘 알고 계셨다. 나는 양적 연구 방법인 통계 기법을 적용한 모델을 시험하는 논문을 작성하고 싶었다. 그리고 통계 기법은 학사때 배웠던 기초적인 상관, 회귀 분석 등뿐만 아니라 조절효과분석 및 위계적 회귀분석과 같은 약간 더 심화된 내용을 적용하고 싶었다. A교수님은 경영학을 전공하시면서 통계에 대해서도 배우셨기 때문에 내가 적용하고 싶어 하는 통계 기법 및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셨다. 둘 다 통계 지식이 있다 보니, 이후 논문 작성하다가 막힌 부분에서 내가 임의로 몇 가지 변수를 제거했다고 했을 때 교수님은 단박에 그 배경을 이해하시기도 했다.
B교수님은 마케팅 실무를 하셨지만,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같은 좀 더 포괄적인 수준에서의 마케팅을 하셨기 때문에 정성적인 마케팅 이론 (e.g. 4p, STP 등) 은 알고 계셨지만 경영학쪽 연구방법은 그분의 전문분야가 아니었다. 때문에 이 분과 논문을 작성한 다른 동기들은 문헌조사, 인터뷰와 같은 정성적 조사방법과 공대전공인 동기들은 아예 공학 쪽 모델링 시뮬레이션을 하는 쪽으로 연구했었다.
D.2. 논문 지도 교수님 선정: 업무 스타일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지도 교수님을 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교수님의 스타일과 나의 스타일이 맞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둘 중 따지자면 주제 및 연구조사방법에 대한 전문성이 더 중요하다. 그렇지만 다수의 선택지가 있는 상태라면 교수님의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 스타일도 꼭 확인 하길 바란다.
내가 고려하고 있었던 A교수님은 피드백이 빠르지만, 학생이 먼저 요청하지 않는 이상 세세한 지도를 하진 않는 분이셨다. 먼저 구체적인 질문을 묻거나, 연락드리지 않는 이상 교수님께서 먼저 진행사항을 묻거나 디테일 하나하나 설명하시진 않는다. 그와 동시에 성적에 대한 기준은 꽤 엄격한 분이셨다. 그래서 적극적이고 세세한 지도를 원하는 학생들은 A교수님이 다가가기 어렵고 성적을 잘 줄 것 같지 않다며 기피하기도 했다.
B교수님은 피드백이 빠르지 않고 (기본 1~2주), 굉장히 디테일한 지도를 하는 분이셨다. 이 분과 논문을 작성한 학생들은 주간미팅을 하면서 매 주 진행과정에 대해서 피드백을 받았고, 공식적인 최종 제출 전에 논문 파일을 미리 받아서 프린트하고 다 읽어보신 후 고칠 부분까지 짚어주시는 분이었다. 성적에 대한 기준은 A교수님보다도 엄격하신 것 같은데, 그만큼 지도에 노력도 많이 쏟는 분이셨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공부하는 성향의 학생들은 B교수님이 너무 작은 디테일까지 모두 관리감독 하려고 하고 기준이 높다며 기피하기도 했다.
나의 공부 및 업무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나는 A교수님과 핏이 잘 맞았다. 수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초기 몇번의 미팅과 이메일을 했을 때도 느꼈다. 스스로 체계를 만들고 시험하는 걸 즐기는 나의 성향에는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는 도와주되 그렇지 않은 이상 관여하지 않는 A교수님 스타일이 너무 편했다. 혹시나 해서 B 교수님과도 미팅을 했지만, 미팅을 하면서도 뭔가 커뮤니케이션 핑퐁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D.3. 논문 지도 교수님 선정:
나는 두가지 모두 부합하는 A 교수님께 지도교수님이 되어달라고 부탁드렸다. 두 분 모두 논문 주제를 갖고 미팅했을 때 결정할 필요는 없었고, 다만 2주 정도 내로 결정해서 말씀을 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하니 흔쾌히 그러라고 하셨다. 결국 A교수님과 논문을 작성하기로 결정했을 때에도 두 분 모두께 이메일을 드렸다. A교수님께는 논문 교수님이 되어주길 부탁드리면서, B교수님께는 다른 주제를 시도해보고 싶어서 다른 교수님과 논문을 작성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시간 내어서 미팅하고 피드백 주셨던 부분에 대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곧장 두 분 모두 답장 주셨고, A교수님은 승낙하셨고 B교수님은 이해한다며 논문작성 잘 하라고 답장 주셨다. 당시 마지막 학기 시험기간이어서, A 교수님께는 그럼 시험 이후 xyz월에 관련 미팅 요청 드리겠다고 이메일 답장을 했었다.
이후 A교수님과의 논문 작성은 예상한대로 아주 원활하고 매끄러웠다. 교수님께서도 논문 작성 말기에 내가 논문을 쓰는 과정이 프로페셔널하고 굉장히 체계적이라며 칭찬해 주셨는데, 칭찬이 박한 독일사회에서 석사생에서 이 정도 칭찬은 굉장히 후한 평가여서 기뻤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건 단순히 나 혼자서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나의 논문 작성에 딱 맞는 교수님을 만난 덕도 컸다고 생각한다. 석사 동안 대충 주제 분야에 맞는 교수님과 논문을 쓰면서 후회하는 동기도 봤고, 우리 전공 내에서는 적당한 분이 없다며 타 과 교수님께 부탁해서 논문을 쓰는 적극적인 동기도 봤다. 그러니 논문 지도 교수님은 충분히 고민을 하고 결정해서 글 읽는 분 모두 독일 석사를 매끄럽게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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