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홍

20220327 독일 석사 생활 2학기, 3학기 계획 짜는 중: 독일 취업 준비 시작

홍니버스 2022. 3. 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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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도 바쁘게 지나갔다. 개강한 지 겨우 2주 지났는데, 매주마다 도장깨기 하듯 숨 가쁘게 살아가고 있다. 2학기 개강 전부터 2학기가 1학기보다 바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스케줄과 건강관리를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겨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부쩍 커졌다. 1학기 때는 적응하기에 정신이 없어서 즐거움보다 스트레스가 컸던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이번 주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동기들과 다 같이 1층에 내려와 햇빛을 쬐면서 수다를 떠는데, 이렇게 반짝반짝하고 예쁜 시간은 금방 과거가 되고 돌아오지 않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햇빛 아래서 이렇게 모여서 옹기종기 수다를 떨 시간도 이번 학기가 마지막일 테니까, 이번 학기도 지난 학기처럼 도장깨기 하듯이만 보내면 후회가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스케줄에서 여유시간을 갖는 건 어려워 보이지만, 마음이라도 여유롭기를 노력해보기로 함. 

 

개강 3주차 구글 캘린더. 토요일이 빠져있는 건 일정이 없어서가 아니고 아직 계획을 안세워서임.

 

내가 공부하고 있는 석사 프로그램은 3학기 제로, 2학기 까지 수업을 듣고 3학기에는 논문만 쓰는 걸로 커리큘럼이 짜여있다. 즉, 팀플, 시험, 과제 모두 이번 학기가 마지막이라는 이야기. 1학기를 보내보니 2학기도 눈 깜짝할 새 흘러갈 것 같아서 2학기 개강 전부터 3학기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찾아보고 계획을 짜고 있었다. 이번 주 쯤되니 대략 큰 방향의 가닥이 잡혔는데, 회사에서 논문 쓸 자리를 구하지 않는 이상, 3학기에는 휴학하고 일하며 독일어를 공부하려고 한다. 즉, 플랜 A는 회사에서 논문 자리 찾기, 플랜 B는 풀타임 인턴십을 하면서 독일어 B2 끝내기이다. 공고 찾기와 지원서 넣기는 이미 시작했는데 플랜 A 의 확률이 낮아 보여서, 가능성으로만 보면 플랜 B 쪽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다.

한국나이 32살, 풀타임 경력 7년 차 (대리 말) 이었던 내가 논문 쓰고 바로 졸업하는 게 아니라 인턴십과 독일어를 하려고 묻는다면, 독일의 현지 취업 시장에 맞춘 나름의 전략이라고 하겠다. 내가 여태껏 조사해 온 독일 취업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학위도 제치고 1. 경험 2. 독일어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영어로도 독일에서 취업해서 살 수 있다는 후기들이 있는데, 나 또한 그게 불가능이라고 보진 않는다. 다만 통계에 따르면 영어로 된 일자리는 독일 전체 일자리 중 11% 정도에 지나지 않고, 그마저도 전문직 (e.g. 엔지니어) 포지션을 제외하면 남는 일자리는 더 줄어들 것 같다. 비전문직 영어 포지션에도, 영어 원어민 축에 끼는 북/남미 대륙에서 온 구직자가 토종 한국인보다는 채용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나를 채용할 잠재적 고용주 입장에서 보았을 때, 해당 포지션이 한국과 관련 있거나 한국어가 필요한 자리가 아닌이상 내가 다른 독일인 구직자 혹은 외국인 구직자에 비해서 갖는 메리트가 아직은 없어 보인다. 독일에서 석사 공부를 마친 것은 분명 장점이긴 하지만, 그 학위가 이공계 학위도 아닐뿐더러 영어로 된 과정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래서 3학기 논문을 쓰고 칼졸업을 한다면, 독일 내 취업 시장에서 나는 1. 경험 2. 독일어라는 굉장히 중요한 자격요건들이 여전히 충족되지 않은 상태 일 것이다. 또한 독일 취업 시장에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빠르게 졸업한다는 것은, 즉 나이가 어리다는 건 경험이나 독일어보다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는 경험과 독일어를 갖추고 졸업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계속 갖고 있었다. 

해서, 회사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논문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하고, 아니면 3학기에는 휴학하고 독일어 공부 및 인턴십을 하여 4학기에 졸업하려고 가닥을 잡고 있다. 이번주부터 가을에 시작할 수 있을 포지션 공고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만약 생각한 대로 척척 풀리지 않더라도, 최소한 구직 시도를 졸업 전에 미리 해보는 건 연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독일 비자를 받았을 때 석사 지원기부터 쓰기 시작한 블로그인데, 이제 졸업과 취업에 대해 쓰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구먼. 성공하면 취업기도 슥슥 써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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