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로그에 글을 안 쓴건 쓸 일이 없어서가 아니고, 너무 많아서이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면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모르겠는 기분이라 글을 써 볼까 하다가 지우고, 써볼까 하다가 지우고 그렇게 4월 말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은 쉬는 김에 근황을 써볼 겸 (과제하다가 딴 짓을 할 겸) 블로그를 켰다! 드디어!
일단 2학기가 시작한지 6주정도 되었는데, 1학기 비교해서도 나아지긴 커녕 더 바쁘고 정신없이 지내고있다. 이건 학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고, 그냥 내가 바쁘게 지내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1학기 시작했을 때는 해외생활도 유학도 처음이다보니 그저 유학 생활 적응과 독일어 A2 수업 듣기에만 집중을 했었다. 반면 지금은 수업은 기본으로 깔고, Student Assistant 파트타입잡, 영/독어 학습, 취준과 미래계획을 병행하고 있으니 바쁠 수밖에 없는 것같다. 내년에 졸업하고나면 조금 더 한가로워 지겠지? 1년만 더 존버해보자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그리고 제목처럼 1년 전과 1년 후! 에 대한 생각이 부쩍 많이 들었던 4월이다. 작년 3월말 독일 대학교 석사 유학 준비한지 1년만에 첫 합격증을 받아서, 4월에 독일 학생 비자를 신청했었다. 주한독일대사관에 다녀오면서 광화문 근처를 걸을 때 그 나른하고 행복했던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2020년 3월부터 유학 준비시작해서, 2021년 3월 합격 & 4월 비자 신청, 2022년 4월은 석사 2학기 째를 하고 있다니 근 3년을 돌아봤을 때 매해 봄 큰 성취를 이뤄왔던 것같다. 그리고 지금 바쁘고 피곤한 날들을 보내면서 지쳐있었는데, 앞으로 1년 뒤 2023년 4월에는 석사 논문을 한창 쓰고 있거나 막바지 일 것이고 다시 직장인 생활을 시작하는 시점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운이 났다. 석사 공부는 내게 정말 감사한 기회이지만, 최종 목표는 비즈니스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고, 스스로가 학문적 연구보단 비즈니스쪽 (a.k.a 돈벌기) 에서 더 잘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취업이 기대가 된다.
학교에서 상성이 최악인 교수님을 만나서 전반적인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일단 최악인 교수님이 대해서 얘기하자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1)마이크로매니징 2)의사표현이 불분명한데 3)자기고집이 있는 사람과 정말 안맞는다. 일단 나는 일 처리를 할 때 나만의 방식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마이크로 매니저와는 상극이다. 그리고 호불호가 있으면 차라리 그렇다고 말을 하지, 말로는 다 괜찮다면서 자기고집이 있어서 정작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유연성을 1도 발휘하지 않는 겉/속이 다른 사람이 힘들다. 차라리 잔인해도 좋다/싫다 뚜렷한 의사표현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교수님이 딱 상극에 해당하는 분이고, 이 교수님 수업이 주 3회나 있다. 이미 이 교수님 덕분에 2번 이상 클래스에서 학생들끼리 감정 상하는 일까지 있었는데, 이 교수님이 팀 프로젝트 구성에 대해서 불분명하게 알려주면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또한 여기 엮여서 그 한주는 정말 스트레스 받고 서럽게 느끼기도 했었다. 학교에서 모든 사람이 나와 잘맞을 수는 없는 거고 학사때도 잘맞고/안맞는 교수님들이 계셨으니 그냥 그런 일도 있나보다 하고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만, 사람사는 곳은 똑같다고 한국에서 제일 싫어하던 꼰대 유형의 사람을 독일 교수님으로 만나게 된게 참 아이러니하다.
이와는 상반되게 올해는 좋은 친구들을 주변에서 찾게되어서 감사하고 기쁘다. 일단, 지난학기에 같이 팀프로젝트 했던 친구들 중 K와는 유독 잘 맞아서 이번 학기 팀플도 같이 하게 되었다! K는 똑부러지게 일하면서도, 다른 독일인 학생들보다 국제학생들을 챙긴다고 해야할까? 소수로 뒤쳐지는 학생이 있으면 K가 곧잘 챙겨주는 것을 지난학기에 보고 저 친구 참 배려심 있다 라고 생각했던 친구였는데 이번 학기 더 친해질 기회가 생겨서 좋다! 또, 지난학기 같이 팀플 했던 J와도 거리낄 것없이 이야기하고 장난칠 수 있고, 내가 위의 언급한 교수님때문에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J가 같이 화내주어서 고마웠다. 국제학생으로서 이런저런 정보교환 하면서 친해진 Y는 클래스에서 내가 제일 친한 친구라고 말해줘서 감동 받게 해주었고, Y를 통해 알게된 D와도 종종 수다떨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같은 동네에 사는 L은 알고보니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면 닿는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같이 커피마시고 산책하기 좋은 동네 친구가 생겼고, 언어교환으로 알게된 M과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스트레스 받을 때 속얘기도 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2022년이 될 때 나는 가끔 즉흥적으로 커피도 마시고, 속상할 때 터놓고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친구가 더도 덜도 말고 2~3명만 생겨도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정말 많은 친구들과 작년보다도 더욱 친해지고 있고, 그 친구들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친구들이 없었다면 타지에서의 생활이 훨씬 고독하고 힘들었을 것 같은데, 덕분에 나도 어딘가 속해있고 누군가의 친구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 쓰다보니 벌써 20분을 넘겼다! 다시 과제하러 가야지. 이번주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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