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2학기 시험을 보고, 8~9월 두달은 방학이었다. 방학동안에는 블로그에 글도 더 자주 쓰고,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등등 목표로 한 것은 참 많았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블로그 글쓰기는 뒤로 밀려버렸다. 그래도 워킹스튜던트 일자리 구하는 것에 대해서 쓰고 싶었던 내용은 방학동안에 다 썼으니 큰 아쉬움은 없다. 근황 정리 겸 방학동안 했던 일 빠르게 리뷰를 해보자면...
방학 8~9월 풀타임으로 근무하다 & 독일 석사 비용?
소득을 더 벌기 위해서 8~9월 두달은 풀타임으로 근무를 했다. 독일 대학교는 고정 학비가 없다고 해도, 석사 생활 자체가 저렴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월세 때문에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나는 집값이 비싼 편에 속하는 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나는 순수 월세만 한달에 70만원(=500유로) 이상을 쓰고 있다. 여기에 장거리 통학러여서 월 기본 교통비가 30만원 정도, 그 외 식비, 용돈, 난방비 등등을 하면 한달 기본 지출이 한화로 약 140~170만원 (1,000~1,200유로) 정도 된다. 워킹스튜던트를 하기 전에는 한국에서 생활하며 모아둔 저축금으로 버텼고, 워킹스튜던트를 하면서는 워킹스튜던트+저축금으로 지출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서 더 자세히 글을 써볼까 생각했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독일 석사 비용 얼마나 준비해야하나?' 라고 하면 도시 지역 기준 (월 기본 1,000유로+)*체류 기간은 최소로 준비해둬야 한다고 하고 싶다. (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월세는 지역 편차가 정말 크다. 소도시/대학교 기숙사 거주하시는 분들은 월 600~700유로 선으로 생활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이 금액은 워킹스튜던트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금액이기는 하다. ) 덤덤하게 이야기하지만, 6년 직장생활 하며 한화로 알뜰히 모아온 저축금을 깨며, 워킹스튜던트 일을 하고 있음에도 마이너스가 생기는 상황에서 석사를 하는 건 가끔 현타를 안겨준다. 그또한 내가 견뎌야 할 내 선택의 무게이지만.
아무튼, 게다가 여름 휴가도 다녀오고 곧 한국에 방문할 계획도 있다보니, 예상 지출이 커서 8~9월 풀타임으로 근무를 했다. 금전을 목적으로 풀타임 근무를 했지만, 하고 나서는 다른 의미로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직장 동료들과 더 자주 보고, 이야기하고, 일 할 기회가 있다보니 데면데면했던 팀원들과의 관계가 전보다 가까워진 것 같다. 1년 만에 다시하는 회사 생활이어서, 일할 때 손에 익지않고 어색한 느낌이 계속 들었는데 그것도 조금 줄었다. 풀타임으로 근무를 해서 월급이 올라가니, 그저 돈을 더 벌거야! 생각했었다. 그러나 세금을 더 떼어간다는 것까진 생각하지 못했고 (엉엉ㅠㅠ), 생각보다 실수령액이 낮아서 약간 아쉬웠다만... 그래도 방학 시간을 알뜰하고 유의미하게 보낸 것 같다. 기회가 있음에 감사하다.
졸업 후 취업 계획은 현재 진행 중
이제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지난 5월 워킹스튜던트 인터뷰를 봤을 때, 상사가 직설적으로 "졸업하고 우리 회사에서 일해 볼 생각이 있나?" 라고 물어봤었다. 해당 팀에서 새로 런칭하는 제품에 대해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구인을 하려던 참이었던 것이다. 나는 해당 제품 산업에서 세일즈로 일한 경험이 있었고. 일도 해보기전에 당장 네/아니오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생각 해보고 싶다. 일을 해보고 생각하자 라고 잠정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워킹스튜던트를 시작했다.
그렇다보니, 나는 일의 시작부터 부담감을 배로 느끼고 있었다. 졸업 후 정규직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압박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내 개인적인 취업 관련 과거사 때문에도 더 심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에서 중고신입으로 구직을 했다가, 전환형 인턴을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구직자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나를 고용한 이유는 단순히 해당 팀에 여직원이 1명밖에 없어서 또래 친구를 만들어주고자 함이었고 (=부서장/팀장 피셜), 잘하면 전환형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원이 정규직이 될수도 있고 0명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안되는 조건이었다. 정말 열심히 눈에 띄려고 했다. 일을 달라고, 도와드릴 거 없냐고 대리/과장급을 좇아 다니며 물어봤지만, 1시간 내로 끝낼 수 있는 간단한 업무 이외에 주어지지 않았다. 물어보기도 지친 나는 어쨌든 월급은 받으니까 에라 모르겠다 라는 생각으로 남은 기간을 버텼다. 인턴십이 끝난 후 전체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자 중 정규직이 된 사람은 0명 이었고, 2명 정도만에 계약직 제안을 받았다고 들었다. 이건 미리 눈치로 알 법한 결과여서 나한텐 별 타격도 없었다만, 인턴십 평가서가 가관이었다. 나는 '적극성 부족, 수동적인 사람' 으로 평가되어 있었다. 기존 조직원들이 사람을 앉혀놓고 교육을 커녕 일도 안 준것은 어디에도 평가 기록이 남지 않을텐데, 내 평가서에는 적극성 부족한 수동적인 사람이라고 평가되어 있다니 억울했다. 예, 그 적극성 부족하고 수동적인 사람이, 영어 독학하고, 학사 학자금 대출 상환 완료하고 바득바득 저축금 모아서 독일까지 와서 석사하고 회사 다니면서 삽니다? 어휴 할많하않.
아무튼, 이번엔 그런 상황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더 적극적으로, 더 열심히.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9월 말 매니저와 했던 면담에서 정규직 제안은 가망없을 것으로 얘기가 되었다. 신규 인원을 받는 것은 한국 회사나, 독일 회사나 마찬가지로 힘이 든다. 기존 직원 중 1명이 나갔는데, 그 포지션을 신규 제품 담당자로 바꿔서 구인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제품은 신규 제품이다보니, 아무래도 해당 제품 전담 경력만 5년 이상인 경력직을 뽑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해당 산업의 경력은 있지만, 정학히 해당 제품을 마켓에 신규 런칭해서 관리한 경력은 없기에, 조건 미달이었다. 이야기를 하고 이틀 정도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조금 속상해했다.
근데 지금은 다시 괜찮아졌다. 그 얘기를 나눈지 한 열흘 되었나? 나는 만물인연설 (본인이 지어낸 용어임) 을 지향하는데, 될거면 어떻게든 안될거같은 일도 되고, 안될거면 어떻게든 될 것 같던 일도 안된다는 것이다. 연애가 타이밍이라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랄까. 그래서 지금의 경험은 지금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고, 졸업 후 구직을 할 땐 내게 훨씬 더 잘 맞는 자리가 나를 찾아올 것이라고 믿기로 했다. 어차피 신경 쓴다고 한 들, 지금은 논문과 독일어 생각하기도 바쁜 걸.
길어진 얘기지만 잠시 독일 대기업 정규직에 대한 희망에 몇 달 부풀었다가, 없던 얘기 되었다는 근황.
독일어 공부 - B1 시작 & 3학기 목표
사실 독일어 B1은 7월에 2학기 중에 이미 시작을 했었다. 그런데 도무지 진도가 안나가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아서, 8~9월 사이 A1/A2 초급과 단어 복습을 다시 하고, 10월 시작한 후 B1을 다시 시작했다. 이번 학기 목표는 B1 강의 수강 완료하기, 그리고 다음 학기 목표는 Telc B1 시험 합격 이다.
나는 독일어를 한국 독일어 인강 사이트를 통해서 공부하고 있다. 아니, 독일에 살면서 왜? 라고 물으실 수 있는데, 그냥 내가 편해서 이다. 고등학교 때 입시 준비하던 시절부터 혼자 공부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인강 보고>>이해해보고>>이해 안되는 부분 인강 돌려보고 이렇게 반복하는 공부 사이클이 나에게는 최적이더라. 독일 현지 어학원 코스를 2개 들어 봤는데, 결국 이 공부 성향이 안맞아서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인강&독학의 세계로 돌아왔다. 누군가는 언어는 기초부터 제대로 어학원/현지인에게 배워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본인이 흥미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꾸준히 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가장 잘 맞는 것이라고 하고 싶다. 모두 학습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뭐가 절대적으로 낫다고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꾸준히 하지않고 짧은시간 벼락치기로 한 언어를 마스터 할 수 있다는 생각만 경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모국어인 한국어도 책을 읽을 수록 (=시간이 갈수록) 발전하는데, 하물며 외국어를 습득하면서 단 몇 년안에 다 배우고, 더이상 공부를 안해도 되는 단계에 이르겠다는 생각은 조금 섣부른 것 같다. 인강이든, 과외든, 언어교환이든 꾸준히만 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본인에게 가장 잘맞는 학습 방법 이겠지.
3학기 시작 - 2학기 피드백 세션 했던 이야기
3학기 시작은 사실 크게 쓸 이야기가 없다... 원래 내가 공부하는 석사 프로그램은 3학기 짜리여서, 이번 학기가 논문 쓰는 학기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2학기 때 워킹스튜던트 일자리를 구해서 경험을 쌓고 졸업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독일어를 배울 시간도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2학기 커리큘럼의 반만 수강을 했다. 나머지 반을 이번 학기에 수강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3학기에는 수업 2개를 듣는다. 이 수업들의 30% 정도는 2학기에 이미 들을 것 들이어서, 어떤 수업인지, 시험인지도 알고 있어서 이번학기에는 학교 수업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좀 줄어들 것 같다.
번외로 2학기 평가에서 팀원에 비해 낮은 성적을 받아서 이의제기를 하고 피드백 세션을 했었는데, 별 소득은 없었다.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는 교수를 보고 (님 붙이고 싶지 않음), 인류애를 좀 더 잃었을 뿐. 이렇게 무능한 사람이 교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는게 아이러니 했다. 한국에 살 때도 그랬지만, 무능한 사람이 윗선 자리 차지하고 있는거 진짜 넘싫다!!!!! 넘싫어!!!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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